Stage -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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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다보면 항상 고민이되고 벽에 부딪히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캐릭터가 어떻게 선택을 할 지에 대해 정하는 것이다. A라는 캐릭터라 1의 선택을 하면 스토리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B라는 선택을 하면 스토리가 부정적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결과는 캐릭터 본인뿐만 아니라 스토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에게 영향을 끼친다. 나는 항상 이 부분이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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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게 가장 재미있는 스토리가 될까?

항상 던지는 화두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계속 던지다보면 어느순간 스토리가 질려버린다. 더이상 쓰기가 싫어진다. 지금까지 매번 반복되어 왔던 패턴이다.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하나의 선택으로 재미없는 스토리가 되버릴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나를 짓누르는거 같다. 불안감이란 참으로 피해야 할 감각이지만 피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얼마 전에 친구네 집에 가서 플레이스테이션4로 '디트로이트:비컴 휴먼' 이라는 게임을 살짝 해봤다. 많이는 아니고 초반만 해봤다. 맨날 윈도우로 온라인게임만 하다가 이 게임을 해보니 신세계를 맛보는 기분이었다. 게임의 진행 방식이 '선택'에 엄청나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수백가지로 나뉘어져 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이건 게임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그 선택의 방식에 매료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했다. 친구가 고맙게도 내가 게임하는걸 보는것만으로도 재밌다면서 충분히 할 수 있게 해줬다. 자기와는 다른 선택을 하는 내가 재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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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스토리는 그런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있다.

어디서 이런 비슷한 말을 들었던거 같다. 우리가 영화나 소설을 즐기는 이유는? 캐릭터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진심으로 궁금하고 자신을 거기에 대입해보기에 재미있게 즐기는 것이다. 실제 상황에서는 여러 위험이 도사리지만 영화나 소설은 그런 위험이 없으니 마음껏 선택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그런 재미가 극대화 된 것이 '디트로이트:비컴 휴먼' 이다. 장르를 찾아보니 '인터랙티브 무비'라고 한다. 게임 속 캐릭터들도 직접 배우를 고용해 모션캡쳐로 뜬 것이라 액션도 상당히 자연스럽다. 진짜 이 세계에 있는 기분이다.

 

 

이 게임은 내가 소설을 어떤 방향을 써야하는지 많은 영감을 주었다.
스토리에서 첫째도 선택, 둘째도 선택, 셋째도 선택이다. 선택의 총합이 지금의 그 캐릭터다. 그럼 그 캐릭터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캐릭터의 변화가 올 수도 있고 그대로 갈 수도 있다. 나는 그동안 선택에 대해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거 같다. 미리 짜여진 플롯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캐릭터의 습관이나 외양에 대해서만 신경썼던거 같다. 이 게임을 해보고 나서 소설이나 영화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작가가 다양한 선택지로 글을 써 본 후 그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선택지 부분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

그러니 글을 쓸 때 선택지를 계속 다양하게 써보는 게 핵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딘가 막힌다면 그 이전의 선택지들을 다시한번 검토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렇게 생각만 바꾸었는데도 벌써 소설이 한결 쉬워진 느낌이다.

 

 
결국 플스4와 '디트로이트:비컴 휴먼'을 지르기로 결정했다. 나는 자금이 부족하기에 중고나라에 잠복해서 저렴한 모델을 사기로했다. 게임만 잘 되면 그만이니까..

플스4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을 리뷰해보는 글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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