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의 경우에는 내가 쓰고 싶은 것만 쓰기 위해 만든 블로그다. 키워드 위주로 글을 쓰는 블로그를 따로 만들어 같이 운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냥 지금 이 블로그를 충실히 키우기로 생각을 바꿨다. 이유는 이렇다.
단기적으로는 키워드 덕분에 사람들을 유치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해서 질 좋은 글을 쓰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손해가 된다. 나는 글을 오래 쓰고 싶다. 글 쓰는 게 재미가 없어지면 오래 쓰지 못하게 될 거다. 구글 애드센스를 달고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히 홍보를 위해서가 아닌 내 글 자체에 대한 수고비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일종의 출판사를 끼지 않고도 인세를 받는 느낌이랄까. 내가 쓰고 싶은 글에다가 수고비까지 받으려고 시작한 건데 내가 원하지 않는 글을 쓴다면 도로 아미타불인 셈이다.
물론 유행하는 키워드들이 있다. 현재 일어난 사건·사고와 화젯거리, TV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들과 관련된 키워드는 지속해서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그런 키워드는 금방 레드오션이 되고 만다. 그냥 지금 자기가 관심이 있어서 쓴 커뮤니티나 카페의 글들이 어느 순간 인기 글이 되는 게 인터넷 세상이라는 걸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봐오지 않았는가. 블로그의 키워드도 비슷하다고 본다. 이건 깊이 들어가면 '카오스 이론'이나 '복잡계 이론'하고도 일맥상통다. 예측하려고 하는 순간 그 예측은 예측이 아니게 되어버린다. 그러니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 지금 관심 있는 것을 쓰는 게 답이라고 생각한다.
키워드 고민하면서 꾸역꾸역 2~3개 글을 쓰는 동안 그냥 현재 떠오르는 거 6개를 쓰는 게 내 정신건강에나 글쓰기 습관에나 도움이 되지 않을까? 돈을 벌고 싶어서 시작한 건 맞지만, 돈을 벌고 싶은 이유는 글을 계속 쓰고 싶기 때문이었기 때문에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잘 판단하고 지속해 나가야겠다.
키워드 위주의 글쓰기는 그거대로 분명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방식이 자기에게 맞는 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다만 나한테는 그 방법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의 이유 때문에 말이다.
글쓰기가 참 신기한 게 내가 쓰고 싶은 건 타자가 날아다닐 듯이 빠르게 채워지는데 내가 별로 쓰고 싶지 않은 건 100자도 지지부진하게 간다. 계속 글자 수나 점검하고 말이다.
저 영상에서 나왔듯이 글쓰기는 내가 세상을 인지하는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걸 보면 세상은 보이지 않는 신기한 질서 속에 돌아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