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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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ery 1. (정신적·육체적으로 심한) 고통 2. 빈곤 3. 고통(을 안겨 주는 것)

이 소설은 제목부터가 참으로 고통스럽다. 표지도 어마무시하게 고통스러운 느낌을 준다. 공포의 제왕 스티븐킹의 명작소설 '미저리'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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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박진감이다.

 

 

어떻게 이렇게 동선이 짧은데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감과 박진감이 대단하다. 주인공인 애니 윌크스는 현재도 다양한 캐릭터로 변주되고 있다. 이런 살인마를 만드는 스티븐킹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이 소설은 어째서 이렇게 재밌는건가?

 

스티븐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자신은 플롯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냥 화석을 조심스럽게 발굴해내듯이 글을 쓴다고 했다. 미저리를 보면 플롯을 쓰지 않았다는게 느껴진다. 어떤 사람들은 "여기도 당연히 플롯이 있지! 이렇게 저렇게 해서 이렇게 저렇게 됐잖아! 모두 계획하고 쓴거야!" 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는 큰 맹점이 있는데 인간은 모든걸 계획하고 쓸 수 없다는거다. 당장 내일 뭘 할지 계획하더라도 마음대로 된 적이 얼마나 있는가? 중간중간에 예기지 못한 사건이 꼭 끼여들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다양한 선택의 길이 있는 소설에서 플롯을 먼저 짜고 소설을 쓴다는건 너무나 뻔한 클리셰를 만들 가능성이 다분하다. 클리셰는 곧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여기서 클리셰는 예를들어 누군가 복수를 한다. 라는 스토리를 짰을 때 정말 어디서 본것처럼 복수를 해대는 것을 의미한다. 복수도 색다르게 할 수 있다. 복수같지 않은 복수를 할 수 있다. 숟가락 살인마처럼 그냥 매일 숟가락으로 때려서 복수를 할 수도 있다. 이런 다양성이 사라지게 만드는게 플롯이라는거다. 왜냐하면 인간은 어떤 선언을 하는 순간 거기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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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스티븐킹은 플롯을 짜지 않고 글을 쓴다고 한다. 일단 쓰면서 그 세계에 들어가려 한다고 말한다. 나도 글을 쓰는 입장에서 처음에는 플롯에 너무 의존했었다. 하지만 곧 이건 재미가 없다는걸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일단 쓰고보자 방식으로 떠오르는대로 쓰고 있다.

 

아무튼 미저리를 보면 이렇게 의식의 흐름을 최대한 활용해서 쓴 느낌이 난다. 보는동안 사건이 물흐르듯이 이어진다. 이건 상당한 장점이다. 독자에게 부담감이 없고 앞으로 어떤 사건이 펼쳐질지 쓰는사람조차 예상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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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가 주인공의 발을 도끼로 찍어 자르는 장면은 가히 최고의 충격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장면은 플롯을 먼저 짜고 썼다면 이정도의 임팩트가 나오기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한다.

 

또 주인공은 고통을 참기 위해 약에 취해있는데, 보는 내내 주인공처럼 약에 취한 느낌을 독자가 받을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것은 스티븐킹은 그 세계를 경험했다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스티븐킹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장면을 쓰는 데 천부적인 실력을 보여준다. (여기서 직접 경험한 거라는 말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실제만큼이나 생생하게 경험한 체험을 말한다.)

 


 

 

 

나중에 유혹하는 글쓰기를 따로 리뷰해야겠다. 아무튼 미저리는 정말 재밌는 소설이었다. 꼭 호러장르라고 규정하고 싶지 않을만큼 뭐랄까.. 일반소설만큼이나 문학성도 있는 작품이다. 재미도 잡고 의미도 잡고 아주 다 잡는 소설이란 말이다. 미저리 정말 추천하는 소설이다.

 

★★★★☆(4.5점/5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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